몸속의 물질은 어떻게 확인할까? 법독성학이 사건을 밝히는 방법
우리 주변에는 매우 다양한 화학물질이 존재합니다. 오늘은 법독성학이 몸속의 물질을 확인하여 사건을 밝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
신체가 접하는 화학물질에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도 있고 음식이나 음료를 통해 섭취하는 성분도 있습니다. 사건을 조사할 때는 사람의 몸에 특정한 물질이 존재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처럼 법적인 문제와 관련하여 약물이나 여러 화학물질을 분석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분야를 법독성학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몸속에 있는 물질은 어떻게 확인하며, 어떤 물질이 발견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사건의 원인까지 알 수 있을까요?

“몸속에 어떤 물질이 있었을까?” 눈에 보이지 않는 성분을 확인하는 검사
한 사람이 갑자기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원인을 쉽게 알기 어렵다고 생각해 봅시다.
겉으로 특별한 외상이 보이지 않고 평소 건강상태에 관한 정보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여러 가능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질병과 관련된 문제일 수도 있고 어떤 물질이 몸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검토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 몸에 들어온 물질은 겉모습만 보고 알아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법독성학에서는 사건의 상황에 따라 혈액이나 소변 등에서 어떤 물질이 존재하는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분석 대상에는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약물을 비롯하여 알코올이나 여러 화학물질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각 물질은 서로 다른 화학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분석을 통해 어떤 성분이 존재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검사를 한다고 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을 한꺼번에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어떤 물질을 대상으로 어떤 분석을 시행했는지에 따라 확인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료의 상태 역시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몸속 물질의 상태가 달라질 수도 있고 분석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법독성학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검사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무엇을 어떤 자료에서 확인했고 그 결과가 어느 범위까지 의미를 가지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또 어떤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도 조심해서 해석해야 합니다.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세상의 모든 물질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분석 대상과 검사방법, 시료의 상태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법독성학은 보이지 않는 물질을 무조건 찾아내는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사람의 몸에 어떤 물질이 존재하는지 확인하고 그 결과의 의미를 판단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약물이 발견되면 사건과 관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검사결과 한 사람의 몸에서 특정한 약물 성분이 확인되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 결과만 들으면 사람들은 쉽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 약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닐까요?”
하지만 특정 물질이 발견되었다는 사실과 그 물질이 사건의 원인이었다는 판단은 서로 구분해야 합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여러 약도 몸에서 확인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상적으로 복용했을 수도 있고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약을 먹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법독성학에서는 물질의 존재 여부만 확인하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물질이 어느 정도 확인되었는지, 그 결과를 의학적으로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 등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마다 신체상태가 다르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
같은 물질이라도 개인의 나이나 건강상태, 다른 약물의 사용 여부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몸에서 나타나는 영향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물질이 함께 존재하는 경우에는 해석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각각의 물질을 따로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질이 어떤 경로로 몸에 들어왔는지도 사건에서 중요한 질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검사결과에 어떤 물질이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그 물질이 정확히 언제, 왜 몸에 들어왔는지를 모두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상적인 치료과정에서 사용했을 가능성이나 일상적인 생활을 통해 접했을 가능성 등 사건의 상황에 따라 여러 설명을 검토해야 합니다.
그래서 법독성학 결과는 다른 자료와 함께 살펴봅니다.
평소 복용하던 약에 관한 정보나 의료기록, 사건 당시의 상황 등이 있다면 분석결과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앞에서 살펴본 DNA나 디지털 기록과도 비슷합니다.
어떤 자료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자료가 사건에서 ‘무엇을 의미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따라서 몸에서 특정 물질이 발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사건의 원인을 먼저 결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과학적인 분석은 의심을 사실로 바꾸는 과정이 아니라 확인된 결과가 실제로 무엇을 말해 주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독성검사를 하면 사망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
사망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사건에서는 법의학적 검사와 함께 독성학적 분석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검사에서 특정 물질이 발견되면 사망원인도 바로 밝혀지는 것일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어떤 물질이 몸에서 확인되었다고 해도 그것이 사망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별도의 의학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평소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던 약이 확인될 수도 있고 사망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물질이 함께 발견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분석결과는 다른 법의학적 소견과 함께 살펴보게 됩니다.
앞에서 살펴본 부검을 통해 확인된 신체상태와 기존 질환, 사건 현장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특정 물질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판단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여러 검사를 했는데도 명확한 원인을 결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과학적인 분석의 목적은 어떻게든 하나의 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확보된 자료로 무엇을 확인할 수 있으며 무엇은 알기 어려운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검사결과가 처음의 예상과 다르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사건 초기에는 특정 물질이 원인일 것이라는 의심이 있었지만 실제 분석에서는 관련된 결과가 확인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정보가 검사에서 발견되어 새로운 검토가 필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처음 세운 이야기에 검사결과를 억지로 맞추지 않는 것입니다.
과학수사는 예상했던 답을 찾아내는 작업이 아니라 실제 자료가 보여 주는 방향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법독성학 역시 혼자 사건을 해결하는 분야가 아닙니다.
법의학적인 검사와 현장의 흔적, 의료정보, 관련자의 진술 등 다양한 자료가 서로 연결될 때 분석결과의 의미를 더욱 정확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독성학의 역할은 “이 물질이 발견되었으니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선언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어떤 물질이 존재하는지 과학적으로 확인하고 그 물질이 사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 가능성이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화학물질도 사건의 상황에 따라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정보가 제대로 된 단서가 되려면 정확한 분석뿐 아니라 결과를 지나치게 확대하지 않는 신중한 해석이 함께 필요합니다.
법독성학은 혈액이나 소변 등에서 약물과 여러 화학물질을 분석하여 사건과 관련된 사실을 확인하는 데 도움을 주는 분야입니다. 이를 통해 몸속에 어떤 물질이 존재하는지 살펴보고 그 결과가 의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물질이 발견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사건의 원인이나 사망원인을 바로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의학적 소견과 사건의 여러 자료를 함께 검토하여 결과를 신중하게 해석하는 것이 법독성학에서 중요합니다.